선거이야기

  • 그때그때 실시되던 재ㆍ보궐선거의 정례화(2000)

    |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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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분 개인적 이유로 발생하는 재ㆍ보궐선거
    재ㆍ보궐선거는 재선거와 보궐선거를 합친 말로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 교육감의 사망, 사직, 기타 사유로 빈 자리가 생겼을 때 실시하는 선거입니다. 비례대표로 선출되는 의석은 후순위 후보자가 계승하고, 지역구를 단위로 선출되는 공직에 한해 재ㆍ보궐선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재선거는 선거 자체에 문제가 있어 선거가 무효로 되거나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당선 무효가 되었을 때 실시하며, 보궐선거는 사망, 사퇴 등으로 빈 자리가 생겼을 때 실시합니다. 재ㆍ보궐선거로 선출되면 전임자의 남은 임기만 재임합니다. 다만, 대통령이 궐위된 경우에는 새로 5년간 임기를 수행하기 때문에 ‘궐위에 의한 선거’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재ㆍ보궐선거가 발생하는 이유는 선거법을 위반해 당선 무효되거나 부정부패로 그에 해당하는 형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선거를 앞두고 출마하기 위해 현직을 사퇴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불의의 사망도 있습니다만 대개 개인적인 문제로 재ㆍ보궐선거를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재ㆍ보궐선거 비용을 원인 제공자가 부담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1년 동안 22번의 재ㆍ보궐선거를 치르면서 1,710억여 원의 세금이 들어갔습니다. 국고로 부담한 비용이 이럴진대 정당과 후보자들이 쓴 선거비용을 더하면 그 액수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래서 원인 제공자에게 징벌적 차원에서 선거비용을 분담시키자는 주장이 있었던 것이죠.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할 점은 2000년부터 그나마 선거비용이 많이 줄었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2000년부터 재ㆍ보궐선거가 연 2회로 확 줄었으니까요.

    ■ 연 2회로 정례화된 재ㆍ보궐선거
    우리 역사상 최초의 보궐선거는 1948년 10월 30일 치러졌습니다. 선거구는 서울시 동대문갑구로 실시 사유는 당선자인 이승만이 7월 20일 초대대통령에 선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실시 사유가 발생하고 7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실시해야 했습니다. 이후 우리 손으로 제정된 1950년 <국회의원선거법>에서는 90일 이내에 실시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최초의 재선거는 1949년 5월 10일 제주도에서 실시되었습니다. 5ㆍ10 총선거 당시 4ㆍ3사건으로 선거가 무효가 된 지 1년 만에 북제주군의 갑을 두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졌습니다. 1952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되면서는 처음으로 대통령 재선거에 관한 규정이 생겨 40일 이내에 실시하도록 했었는데, 1963년부터 60일 이내로 연장되었습니다.


    이처럼 재ㆍ보궐선거는 누구를 선출하느냐에 따라 선거 시점이 달랐습니다. 2000년 이전 대통령은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60일 이내이고, 국회의원은 90일 이내, 지방자치단체장은 60일 이내, 지방의회의원은 180일 이내에 재ㆍ보궐선거를 치르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선거일이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기산하여 결정되다보니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ㆍ보궐선거는 불규칙하게 실시되고 너무 잦아 비용도 막대하게 드는데다 중앙당이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소모적인 정쟁이 반복되어 혼탁·과열 양상을 보이곤 했습니다. 자성의 목소리가 없을 수 없었죠.
    1999년 3월 30일 재ㆍ보궐선거도 그랬습니다. 서울시 구로구을과 경기도 시흥시 국회의원, 경기도 안양시장에 대한 재ㆍ보궐선거였는데, ‘재ㆍ보선 무용론’이 제기될 지경이었습니다. 선거는 초반부터 과열되었는데, 후보자는 물론 각 당의 당직자, 국회의원들이 선거구를 헤집고 다녔습니다. 그런데도 투표율은 가장 높았던 시흥이 40.8%에 불과했습니다. 재ㆍ보궐선거 투표율은 대부분 30%대를 밑돌았습니다.
    3ㆍ30 재ㆍ보궐선거가 끝나고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개선책 마련을 호언장담하고 나섰습니다. 선거일을 주말로 잡거나 반 공휴일로 하자는 방안도 나왔고, 90일 이내로 규정된 실시 기한을 150~180일로 늘려 그 안에 발생한 재ㆍ보궐선거를 모아 한꺼번에 치르자는 방안도 나왔습니다. 후자의 방안에 여야는 어느 정도 타합점을 찾을 수 있었고, 1999년 11월 국회 특별위원회에서 재ㆍ보궐선거를 6개월마다 모아서 치르기로 합의했습니다. 마침내 2000년 2월 16일 선거법을 개정하여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기로 정례화했습니다.

    ■ 첫 정례화된 재ㆍ보궐선거 - 2000년 6ㆍ8 재ㆍ보궐선거
    재·보궐선거는 4월과 10월에 실시하지만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 시기를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2000년 4월에는 제16대 국회의원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그해 상반기 재ㆍ보궐선거는 6월 8일 실시되었습니다.
    6ㆍ8 재ㆍ보궐선거는 모두 96개 선거구의 지방자치단체 재ㆍ보궐선거였습니다. 상당한 규모의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선거 이후여서 그다지 정치권과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정치권은 국회 원구성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어 선거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시민ㆍ사회단체 등 각계의 관심도 6월 15일에 있을 남북정상회담에 집중되어 여론의 조명을 별로 받지 못했습니다. 전체 투표율이 21%에 불과할 정도로 국민들의 관심 밖에 있었습니다.
    이렇듯 재ㆍ보궐선거가 정례화 된 이후에도 낮은 투표율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선거일이 휴일이 아닌 평일이어서 선거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정치적 비중이 낮아서 관심이 떨어지기도 하고, 선거 실시 요인이 대부분 불법행위여서 투표할 마음이 선뜻 나지도 않겠지요.
    어쨌든 우후죽순 발생하여 정치적 무관심과 불신을 불러왔던 재ㆍ보궐선거가 정례화되어 규칙적이고 준비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된 점에서 선거 발전에 큰 전환점을 마련하였습니다. 이후 재ㆍ보궐선거는 2015년 다시 개정되어 4월에 한 번만 치르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다만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가 있을 때는 동시에 치르게 되었습니다. 올해 2019년 재ㆍ보궐선거는 4월 3일 경남의 국회의원 두 군데, 전북과 경북의 지방의회의원 세 군데에서 치러졌습니다. 투표율은 전자가 51.2%, 후자가 32.6%였습니다.

    <글쓴이 : 창원시의창구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손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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