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0 총선거 홍보 포스터

    |25/03/25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기록물 공개 구입 사업을 통해 수집한 희귀한 투표참여 홍보 포스터 한 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크기는 가로 26㎝*세로 37㎝로 가장 최근에 제작된 제22대 총선거 홍보 포스터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자세히 보면 종이는 두 번 접힌 자국이 있다. 가운데 반으로 한 번, 그리고 다시 한번 반으로 접은 자국이다.

    먼저 포스터 앞면을 살펴보자. 포스터 상단부에 ‘살리자. 깨끗한. 한표’라는 문구로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오른쪽 하단에는 ‘경상남도 공보과’라고 명기해 이 포스터를 제작·첩부한 곳을 밝히고 있다.
    포스터의 대부분은 커다란 투표용지 위에 태극기 그림이 차지하고 있다. 3장의 투표용지 도안을 배경으로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투’글자 부분이 살짝 주름진 부분이 보이는데, 인쇄가 묻어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제작 당시부터 주름진 채로 인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태극기 부분을 살펴보면 약간 특이하다. 태극의 문양이 상하로 배치된 현재의 태극기와 달리 좌우로 배치되어 있다. 이는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사용하던 태극기의 문양이다.
    태극기 오른쪽 아랫부분에는 ‘五월 十일’이라는 문구가 붉은색으로 기재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5월 10일에 두 번의 선거를 실시했다. 1948년에 치러진 제헌국회의원선거와 1952년에 치러진 시·도의회의원선거이다. 둘 중 어느 선거인지 태극기 도안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태극기가 국기로 지정되면서 1949년 문교부 고시로 태극과 4괘의 규격이 현재와 유사한 형태로 정해졌다. 따라서 이 포스터에 사용된 태극기 도안은 1949년 문교부 고시 이전에 제작된 형태이고, 이로써 포스터에서 말하는 5월 10일 선거가 1948년 5·10 총선거임을 알 수 있다.

    포스터 뒷면을 살펴보자. 뒷면에는 삼강오륜을 비롯한 다양한 한자가 쓰여 있다. 또한 우표처럼 생긴 가로 5.2㎝*세로 3.4㎝ 크기의 표딱지가 15개가량 붙어있다. 좌측 상단을 보면 과거에는 두어 개 정도 더 붙어있었던 자국이 보인다. 상태는 부분부분 좀 먹은 흔적, 찢어진 자국, 얼룩 등으로 오·훼손되어 있다. 한자가 표딱지보다 아래에 있는 것으로 보아 표딱지를 붙이기 전에 한자가 먼저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표딱지는 빨간 테두리 안에 ‘자유’라는 글자가 빨간색으로 씌어있고 그 양옆으로 ‘너도나도 국산애용’이라는 글귀가 작성되어 있다. 가운데 부분에는 태극문양을 무궁화가 감싸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있다. 아래쪽 파란색 박스 안에는 ‘사단법인대한군인유족회고창군분회수산장근제’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대한군인유족회는 1951년 11월 11일부로 인가되면서 발족된 단체로 6·25 전쟁 등의 전몰·부상 장병과 유족들의 구호 및 상호부조를 목적으로 했다. 이를 위해 대한군인유족회는 각지에 수산장을 설립해 군복 등 물자를 납품하는 사업을 벌였다. 수산장에서 제작한 물품에는 “○○○수산장 근제”라는 일종의 제작필증을 붙여서 납품했는데 이 포스터 뒷면에 붙어 있는 표딱지가 그것이었다.
    종이가 귀했던 그 시절 경상남도 공보과에서 제작해 첩부했던 5·10 총선거 홍보 포스터는 누군가의 한자 연습장으로 재활용 되었다가 6·25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삶의 기록을 덧붙인 채 오늘날 우리에게 깨끗한 한 표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있다.

  • 다음글 다음글이 없습니다.
  • 이전글 2024년형 투표지분류기

[13809] 경기도 과천시 홍촌말로 44 대표전화 : 02-503-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