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이야기

  • 중선거구제가 도입된 첫 번째 선거

    |24/02/28


  • ■유신체제에서의 중선거구제 도입
    1972년 12월 30일 유신헌법에 따라 선거사상 최초로 중선거구제가 도입된 국회의원 선거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중선거구제를 통해 전국을 73개 선거구로 나누어 유권자들이 직접 선거구별로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여 의원 정수의 2/3까지 구성했고, 나머지 1/3은 대통령의 추천에 의해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간접선거로 선출했습니다. 국회의원의 임기는 6년이었으며, 간접선거로 선출된 의원들의 임기는 3년이었습니다.

    ■뽑는 일꾼 둘이지만 기표만은 O표 하나
    제9대 국회의원선거가 1973년 2월 27일 오전 7시부터 무투표 당선구 2군데를 제외한 전국 71개 선거구의 1만 2백 2개 투표소에서 오후 6시까지 일제히 진행되었습니다. 전국이 맑고 포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투표율은 여느 선거때보다도 저조하여, 선관위는 마이크를 단 가두 계몽단을 편성하여 기권방지를 호소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또한 한 선거구에서 두 명이 당선되는 선거방식의 변화로 인한 유권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투표소 입구에 「한 후보에게만 O표를 합시다」 라는 현수막이나 벽보를 붙여놓기도 하였습니다. 경찰은 전날 통금위반으로 경찰서 보호소에 발이 묶인 수십 명의 경범자들을 모두 훈방하여 투표에 임하도록 하기도 하였습니다.

    ■제9대 국회의원선거

    제9대 국회의원선거는 총 선거인수 1,569만 130명 중 1,119만 6,484명이 투표하여 73.0%의 투표율을 기록하였습니다. 이 투표율은 지난 제8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율 73.2%보다 0.2%가 낮았습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80.7%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였고, 서울이 가장 낮은 62%를 기록하였습니다. 정당별로는 여당인 민주공화당이 38.7%, 제1야당인 신민당이 32.5%, 무소속이 18.6%, 통일민주당이 10.2% 득표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민주공화당이 73명, 신민당이 52명, 민주통일당이 2명, 무소속 19명이 당선되었습니다.

    ■한 걸음 멀어진 민주주의
    유신헌법과 새 국회의원선거법에 따라 처음 치러진 제9대 국회의원선거는 여당인 민주공화당에서 73명이 당선된 후, 대통령이 추천하는 유신정우회 의원이 다시 73석을 차지함으로써 사실상 여당이 전체 의석 중 2/3를 차지하였습니다. 중선거구제와 유신정우회의 신설이 대통령의 국회 장악력을 높이고, 야당의 의석을 1/3로 제한하는 장치적 역할을 하여, 여당은 야당이 임시국회를 독자적으로 소집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였습니다. 이러한 선거결과는 도입된 국회 구성 방식이 형평성과 민주성이 결여된 불공정한 경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1973년에 치러진 제9대 국회의원선거로 인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에서 한 걸음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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